회원 인터뷰 14 : 이예주 님

그런 분들이 좋아서 모임에 나와요.
책으로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상상하면서 경험으로는 다 얻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유연해지려
노력하는 사람들.



아그레아블 회원 인터뷰



인터뷰 열 네 번째. 이예주 님.
2015년 2월 14일 첫 참여한 회원.
가져온 책은 이중섭의 <이중섭 1916-1956 편지와 그림들> 
아그레아블에서 고전 덕후로 통하며
믿고 함께하는 단골 리더이기도 하다.




1


오랜 시간 본 분과의 인터뷰가 더 떨린다는..
새삼스럽지만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이예주입니다.

(꺄륵)

스티커 이미지


 
 


..? 끝입니까? 

저를 설명할 수 있는 게 이예주라는 이름 외에
달리 떠오르지 않아서... 흠흠..

제가 누군지 알려면 여러 페르소나를
겪어보아야 하는데 그런 탐색기를 거쳐도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없더라구요.
결국 저를 설명할 수 있는 건 이름뿐인 거 같아요. 
 




그 탐색기에 아그레아블에 나오신 건가요?

아예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아그레아블에
나오기 시작한 이유는 음..
책을 마주하는 모임을 찾고 있었어요.
사교가 너무 지배적이지 않은 모임.
 






네트워킹도 모임의 중요한 요소이지 않을까요?

맞아요. 모임은 타인과 어울리는 곳이니까.
하지만 친해지더라도 책으로 교감하고 싶지
술이나 연애, 이런 것들을 찾기 위해 모임에
나올 생각은 없었어요성향상 사람들과
너무 가까워지는 게 부담스러웠기도 하고. 
 
                         



..? 제가 기억하는 예주님은 먼저 다가가고
다정하고 애교 많고 이런 모습인데요? 
 
모임 나오면서 바뀐 거예요.
원래의 저는 저에게만 관심 있는 사람이었어요.
사적인 영역이 섞이는 걸 되게 경계했어요.

근데 지금은 사람과 감정에 흔들리게 된 것
같아요그 흔들리는 걸 품어낼 수도 있게 된 것
같고그래서 제가 여전히 아그레아블에 나와요.

(꺄륵)

스티커 이미지

 
 




2


아그레아블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셨어요?

억지로 모임에 섞으려 하지 않는 것.
아그레아블은 누군가 오면 환영해주지만
그 이상 회원을 잡아당기지 않아요.

비누방울도비누방울끼리 가까워지면
붙기도 하지만 사람이 손을 대면 터지잖아요.
이곳은 형태를 내버려 두는 것 같아요.
서로 각자의 생각으로 다가갈 때까지 기다려줘요.
 
 



 예주 님은 책 관련된 일을 하시는 걸로 아는데,
아그레아블에서 또 책으로 활동하면 지겹지 않으세요?

저는 아이들과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고
글로 쓰는걸 함께하는 일을 하는데요,
같은 책도 공부하기 위해 읽는 것과
유희로 읽는 건 정말 차이가 커요.

유희로 책을 읽다보면 그게 일로 이어져서
선순환이 돼요즐겁게 매진할수록 일로 가는
통로가 열리고 제가 풍성해져서 훨씬 좋아요.
 
 

사진 _ 최병인






그 일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나중에 아이를 어떻게 키우지?'라는 생각을
하다가 내가 먼저 배워보자 싶어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내가 배우고 싶었고 나를 키우고 싶었고
나에게 주고 싶었다고 생각해요.

이 일을 좋아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어떤 점에서 재미를 느끼나요?

끊임 없이 배우고 찾고 그런 것들을 좋아해요.

책이 그렇잖아요계속 생각해도 답이 없고
아무리 읽어도 동이 나지 않는 소재들.
그래서 특히 고전문학을 좋아해요끊임없이
이해하고 생각해보는 시도를 하게 되니까.

지적 쾌락이 그 어떤 쾌락보다 유지 시간이
길다고 하는데정말 머릿속에서 하나하나
풀어나가면 짜릿해요





3



그럼 혼자 읽어도 즐거울 텐데,
독서모임을 하는 재미는 뭔가요?

눈앞에만 빛이 있었는데 누군가
내 뒤에 빛을 달아주는 것 같달까.
혼자서는 손대지 않던 부분을
다른 사람이 쓰다듬어줘요.
그런 분들이 좋아서 모임에 나와요.

책으로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상상하면서
경험으로는 다 얻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유연해지려 노력하는 사람들.
 


 

직장과 나이를 떠나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를 만나는 게 모임의 장점인 거 같아요.

맞아요생각으로 만나면 밀도가 높아요.
교감을 원치 않더라도 어느새 다가와 있어요.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친해지니까
서로에 대해 채점하는 영역이 적어요.
 
 

사진_ 최병인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어요?

너무 많은데 ㅠ 음 그래도 하나를 꼽자면..
아그레 유목민기ㅋㅋㅋㅋ

(유목민 ㅠㅠㅋㅋㅋㅋ 라운지 탄생의 결정적 계기가 된 그 시기군요)

..모임은 진행해야 하는데
강남에서 60명을 수용해주는 곳이 없어서
이 카페 저 카페 떠돌아다닐 때.. 
봇짐지고 이동하고캐리어 끌고 다니고,
아침부터 3만보 걷고새벽시장 가고 ㅋㅋ

지나간 모든 일은 다 아름답지만제가 여기
있어서 더 아름답게 기억되는 거 같아요.
 

 

유목민 시절을 계기로 현재의 라운지가 탄생...라운지 구성부터 함께한 멤버들




아그레아블의 변천사를 지켜본 분 중
한분이시기도한데어때요?뭔가 달라졌나요?

처음엔 나무였는데, 지금은 숲이 되었어요.
뭐랄까.. 종의 다양성? 마치 생태계가 생겼달까.

이곳은 갈라파고스 제도인가요?

(꺄르르륵)



[이예주 님의 인상 깊은 책]

페스트

저자 알베르 카뮈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5.12.26.

아그레아블 지정조로 진행되었던 책으로.
모임이 끝난 후에도 열기가 식지 않아
맥주집에 다시 모여 카뮈 이야기로 불타올랐다.
독서모임의 열정을 일깨워준 그날의 책.


인터뷰어 : 가든
2014년 5월 17일, 모임에 처음 참가했다가 어쩌다 보니 아그레아블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 가져온 책은 <삶을 위한 철학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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