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인터뷰 4 : 김장균 님

"이곳에선 사소한 것들에 날을

세우지 않아도 되고, 같이 하는 게 재밌으니까요."



아그레아블 회원 인터뷰 [네 번째. 김장균]

2015년 1월 31일 첫 참가한 회원.

당시 가져온 책은 원재훈의 <월급전쟁>

아그레아블에서 깨방정왕, 리액션왕을 맡고 있다. 

취미는 자격증 섭렵. 이제까지 딴 자격증만 열댓 개라고. 








장균 : 인터뷰에 쓸 안경 주문했어요, 카메라 잘 받아요?

가든 : 안 쓴 게 나은 것 같아요.

    



장균 : 복장은 어때요? 바지 괜찮아요?  

가든 : 하반신은 안 나와요.



가든 : 그냥 평소처럼 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장균 : 이름은 김장균. IT쪽 일을 하고 있습니다. 컴공을 전공했지만 개발자는 아니에요.  

   


    



    

모임은 어쩌다 나오게 되었나요. 


장균 : 아그레아블을 만든 승진이와 어렴풋이(?) 아는 사이였어요. 독서모임을 만들었다길래 '그렇구나' 생각하고 있다가 문득 책 읽던 중 한 번 가볼까 싶어서 왔어요.

   




일주일에 세 번은 오는 것 같은데..왜 이렇게 자주 오세요? 


세 번 모두 독서모임을 하진 않아요. 모임 분들과 같이 이야기하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공부도 하고 ㅎㅎ. 책 때문에 이곳에 왔지만 지금은 사람이 좋아서 와요.  

생각해보면 책으로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있다는 거, 그렇게 흔하지 않잖아요.  

   

   



나오길 잘했나요?  


장균 : 물론이죠. 처음엔 재미없는 사람들(..)만 있는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생각과 많이 달랐어요. 무엇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재밌게 사는 사람이 많아 신기했어요.  

집에 있어봐야 뻔하죠. 근데 아그레아블에서는 사람들 만나면서 하루하루 에피소드가 생겨요.

   



어떤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장균 : 광복절 번개랑 이번 추석 때 남한산성 번개 진행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코스나 동선짜고 답사도 다녀오고 공을 많이 들였는데, 반응이 좋았어서 뿌듯했어요. 



남한산성에서 '김상헌'이 되어 꿇어 앉다..




깨방정?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해 주니까!

    


모임에서 보이는 장균님은 감탄사도 크고 깨방정 캐릭터시잖아요. 소설 캐릭터에 자주 빙의(?)도 하고..

처음에 연기하는 분인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놀랐어요. 이런 모습은 어릴 적부터인가요? 


장균 :  모임에 나오기 전까지는 성대모사하고 춤추고 감탄사 크고 이런 모습들이 내면에만 있었어요. 사실 저 두려움 많은 사람이에요.

누구나 즐겁게 하고 싶은 욕구가 있을 거예요. 다만 누구 앞에서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고. 저도 회사에선 이러지 않습니다....



두려움이 많은 자와 사진을 지우고 싶은 자.



두려움이 많은데 어떻게 사람들 앞에서 그런...


장균 : 모임에선 나의 숨기던 모습들이 받아들여지니까 더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곳의 환경이 저를 관종(?)을 만드는 것 같기도.. 회사에서 하면 당연히 이상한 시선으로 보죠.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해주니까 하는 거예요.




주변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가요?


장균 : 많이 받아요. 그래서 사람이 좋아서 모임에 나와요. 수영도, 캠핑도, 한국사 공부도, 캘리그라피도 전부 모임 사람의 영향을 받아서 시작했어요.



    




꾸준히 공부하는 이유, 

더 알면 더 느낄 수 있어서 

    


모임에서 같이 무언가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자격증 따는 취미도 거기서 생긴 건가요? 


장균 : 내가 고생한 것들, 준비한 것들에 대한 심리적 만족감이 커요. 같이 하는 이유는 혼자 하면 끝까지 할 용기도 없고 재미도 없을 것 같아서요. 함께하면 서로 힘이 되고 동료가 되니까 좋아요. 


     



그래도 한 두 번하고 말 법도 한데, 수영도 거의 몸을 만들면서 하시고 SNS에 손그림 피드도 계속 올리는 건 어지간한 성실성이 아니고서야..원래 성실해요?


장균 : 성실..이라기보다 지적 욕심이 많아요. 원래 이러지 않았어요. 20살 때 재수를 했는데 그때 맛본 패배감이 좀 썼어요. 그 패배를 보는 타인의 시선도 두려워서 더 열심히 하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대학 때 발표 잘하는 동기들을 보며 지식을 자랑하는 것과 지식을 소화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자격증 공부도 사실 암기이긴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배경지식을 알면 알수록 내가 느끼고 소화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거든요.

 (가든 : 책 읽는 것과 비슷하네요) 네. 수영을 하며 몸을 키우는 것 또한 수영이라는 운동을 더 잘 소화하기 위해서예요. 그게 좋아요.




엄청난 꾸준함... (저 도깨비는 이토 준지인가...)



    



피곤하게 사는 거 아녜요..?


장균 : 많이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맥가이버 칼 같은 사람.(가든 : 칼..;) 


    



하고 싶은 게 많으면 회사 업무와 개인 욕구가 충돌하지 않나요? 


장균 : 하죠. 사실 모임 나오고부터 오춘기가 왔어요. 아그레아블에 나오면 회사를 관둔다는 풍문이 있잖아요?ㅋㅋ그게 다 자기 욕구를 직시하게 됐기 때문인 것 같아요.

   




독서모임, 

스스로에게 날을 세우지 않아도 되는 곳

     





욕구를 직시하게 된다는 건 뭔가요? 


장균 : 모임에서 타인의 생각을 들으면서 내 생각을 자각하게 돼요. 그냥 시시콜콜 수다만 떨면 친근함의 냄새만 맡지, 자기 자신을 한발짝 떨어져서 관찰하기 어려워요. 

그런 자기 객관화가 안 되는 순간 꼰대의 길로 빠지는 것 같아요. 책의 언어는 진리가 아닌데 혼자 읽다가 책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경향이랑 비슷하달까. 


    



저도 동의해요. 독서량이 많은 것과 자기 객관화가 된다는 건 또 다른 이야기 같아요.


장균 : 어떤 분이 ‘단순히 책만 읽는 건 두 발이 아니라 외발로 서는 것과 같다’고 한 게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 단순히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읽고 ‘모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다르게 정의하듯 책도 저마다의 언어가 있고, 이걸 또 다르게 해석하니까..

책 속에만 사는 것은 실천이 아니에요. 





모임 나오기 전의 김장균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장균 :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집돌이였어요.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호기심은 있어도 함께 할 사람이 없기도 했고. 

물론 회사도 집단이긴 하지만 파편화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모임에는 욕구가 맞는 사람들이 한두 명 씩은 꼭 있어요. 무언가를 함께할 사람이 생긴다는 게 생각보다 든든해요.

그런 사람들과 두루두루 좋은 관계를 맺고 이것저것 잘 해나가고 싶어요. 이곳에선 사소한 것들에 날을 세우지 않아도 되고, 같이 하는 게 재밌으니까.

    




전에 인터뷰한 이경 님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편하게 이야기하고, 평가받을 것도 없고 누구나 그런 마음일 거라고'. 그래도 가끔은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세요.


장균 : 둘 다 내 모습인데..저의 페르소나를 존중해 주세요.




    





[김장균의 기억에 남는 책] 


<토지> 박경리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또 그만큼 많이 죽어나간다. 인간사회의 관계망과 얽매이는 것의 허무함이 드러나는 소설이다. 읽을수록 내 자리에서 당면한 것들을 직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한국현대사> 유시민

나를 둘러싼 국가적 환경, 사회적 환경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환경이 개인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한국사 자격증을 준비한 계기이기도 하며 내 사회를 돌아보기 위해 더 많이 알고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뷰어 : 가든

2014년 5월 17일, 모임에 처음 참가했다가 어쩌다보니 아그레아블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 가져온 책은 <삶을 위한 철학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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