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인터뷰 1 : 신지현 님

"무엇보다 연극이나 공예나 여행이나 다 혼자할 수 있지만, 

감상을 나누고 공감을 느끼고 이런 것들은 절대 혼자 못하잖아요."




아그레아블 회원 인터뷰  [첫 번째. 신지현] 

2013년 11월 16일, 모임에 첫 참가한 장수회원.  

당시 가져온 책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현재 아그레아블에서 ‘토지 모임’, ‘아그레 필사단’, ‘출퇴근 독서방’ 등 

다양한 소모임을 도맡고 있다. 직장생활과 어떻게 병행하는지는 의문.. 








자주 보는데 인터뷰하려니까 쑥쓰럽....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지현 : 안녕하세요. 저는 신지현이고요, IT업계를 벗어나고 싶은데 벗어나지 못해 월급루팡(?)을 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모임에 나온 지는 4년 정도 되었는데, 오래 나오려고 오래 나온 건 아니고요(..)그냥 시간 맞을 때 나오고 자유롭게 활동하다보니 어느 새 4년이 되었어요.



월급루팡이요?

지현 : 컴퓨터를 하는 게 좋아서 전공했는데 본격적으로 배우다보니 재미는 좀..뭐 다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저는 전문가들도 멋있지만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특정 분야에 강제받으면 너무 답답하거든요. 회사는 뭐랄까, 취미와 직업을 병행하기 위해 다니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 더 다니기 싫어지지 않나요?? 좋아서 회사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지현 : 회사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없다면 굳이 회사에서 찾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강박적으로 의미부여할 시간에 즐거운 일 하나 더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취미가 좀 많거든요. 회사에서 부여하지 못하는 즐거움을 연극, 뮤지컬, 여행, 공예, 독서모임 등등 이런 데서 채우고 있어요. 







취미를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걸 한다! 이건가요.근데 골라도 왜 하필 독서모임을....?

지현 : 원래는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일상에 많이 무뎌지는 것 같아 시작했어요. 독서에 강제성을 부여하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해서. 근데 막상 나와보니 강제성이 1도 없어서요..(ㅋㅋㅋ) 독서에서 얻는 의미부여보다는 감상을 나누고 사람들과 취향을 공유하는 게 좋아진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더 생각하게 되고 더 읽게 되고. 무엇보다 연극이나 공예나 여행이나 다 혼자할 수 있지만, 감상을 나누고 공감을 느끼고 이런 것들은 절대 혼자 못하잖아요. 



저도 사실 강제성이 없다는 점 때문에 모임 나오기 시작했어요. 읽기 싫은 책 억지로 안 읽어도 되고, 안 나와도 안 잡으니까

지현 : 맞아요! 사실 '지식인들의 엄격한 토론장(?)'일 줄 알고 저도 몇 번 하다가 안 나올 줄 알았어요.근데 막상 나와보니 괜한 걱정이었던 게, 책 안 읽을 것 같은 분들(...)이 너무 많아서 첫 번째로 놀랐고, 뭘 물어볼 때마다 "마음대로 하세요"라는 모임장 캐릭터가 두 번째로 신선했고, "이번 주에 못가서 죄송해요"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어서 세 번째로 좋았고! 네 번째로는 너무 진지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알쓸신잡 같은 대화요. 서로 관심 있는 것들을 자유롭게 얘기하고 또 상대가 인정해주는 대화들.'집-회사'만 반복하면 이런 대화를 어디서 하겠어요. 



그쵸. 집-회사만 반복하면 혼자서만 생각하게 되죠. 그러다 관계망이 적어지면 자의식과잉이 되기 쉬운 환경에 놓이는 것 같아요. 제가 전에 그랬거든요.

지현 : 취미나 커뮤니티 활동하면서 가장 많이 바뀐 점 중 하나가, 혼자만의 부정적 생각을 금방 털어내게 된다는 점이었어요. 일상의 대들보가 회사밖에 없으면 너무 영향을 많이받아요.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으면 거기에 기력 다 빨리고 우울하고. 근데 대들보가 하나 더 생기면, 자기만에 방에 갇히지 않고 짜증도 금세 털어버리게 되는 것 같아요. 일상의 루트가 여러 개 생기니까. 



꽃꽂이도 합니다...


저는 취미가 직업이 된 경우인데..이제 취미를 뭘로 하면 좋을까요??

지현 : 가든 님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으니 좋은 거 아닌가요!! 


그런 생각의 전환이!그럼 지현 님은 선택의 자유가 있어서 좋은 거군요.

지현 : 그쵸~. 각자의 취향이고 선택이죠. 간섭하는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던지기만 하지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는 않잖아요.


이건 마치 독서모임할 때 해석의 다양성과 같은데요

지현 : 책이든 인생이든 우리가 의미부여하는 거니까. 내가 의미부여하는 게 바로 내 것이죠. 



'토지 모임'이랑 '아그레 필사단', '출퇴근 독서방' 이런 소모임을 맡고 계신 것도 자발적인 걸로 알고 있는데 다른 취미활동이랑 회사랑 어떻게 병행하세요?

지현 : 목적지에 가다가 이 가게 저 가게 들르는 느낌으로 한달까. 왜 관광지도 시간을 더 쓰더라도 단조로운 길보다는 볼 거리 많은 데로 가잖아요. "거기 뭐 볼 데 있어?" 하면서. 그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필사는 사실 제가 글씨를 잘 못써서 시작한 건데 실제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다 글씨체가 좋아졌어요.



그 중 한 분은 필사하시다가 캘리그라피 자격증도 따셨죠. 대단합니다..

지현 : 네. 그러다보니 사람들 필사 구경하는 재미에 정작 제가 안 하는 불상사가(...). 여튼 그러다보니 하고 싶었던 것들을 자꾸 모임으로 만들게 되더라구요. 전에는 좋아하는 게 있어도 남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망설이고 그랬는데, 커뮤니티에는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나 자신에 대한 욕구도 허락하게 되는 것 같아요. 누구나 각자의 취향을 갖고 있고,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자유랄까. (가든 : 맞아요! 전에 누가 버스킹 얘기 꺼냈다가 정말로 한강에서 버스킹했죠..좋아하면 이루어집니다.)




인터뷰 마무리하기 전에 최근 읽은 기억에 남는 책, 어릴 적에 읽은 기억나는 책을 알려주세요.

지현 : 최근에는 <토지>예요. 한 시대의 지도자가 있다 할지라도 군락을 만드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라는, 뭐 그런 관계망과 개별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책이라서요. 그리고 어릴 적에 읽은 기억나는 책은 <세종대왕 전기>랑 <후레쉬맨>.....?



의외의 책들이... 마지막으로 아그레아블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현 : 정말 많은데 몇 개 꼽자면, 음..윙잇라운지 오픈할 때 저 예지몽 꾼 거!(가든 : 아 정말요??) 그 때 리더님이랑 저 이런 꿈꿨어요~ 하면서 웃고 넘어갔는데 나중에 들으니 정말 라운지 만들려고 생각 중이었더라고요. 그거랑 저희 MT갔을 때 춤추고 놀다가 민중의 지팡이 분들이 나타나서 여기 뭐하는 단체냐 물은거..



그때 그 분들 맞이한 게 지현님이었어요?!

지현 : 네ㅋㅋ.. "저희 독서모임인데요..."라고 했을 때 그 분들 표정을 잊지 못해요..






인터뷰어 : 가든

2014년 5월 17일, 모임에 처음 참가했다가 어쩌다보니 아그레아블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 가져온 책은 <삶을 위한 철학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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